길
하늘이 내 발 아래 있는 줄 알았다.
산을 오르면 그 산은 내 전리품이었다.
어느 날 신이 나에게 가르침을 주었다.
너는 자연에서 한낱 먼지에 불과하니 겸손 하거라.
듣지 않았다.
신은 더 큰 가르침으로 하늘을 날던 발을 땅조차 디디지 못하게 만들었다.
신을 원망했다.
하지만 결국 나는 신에 속해 있고,
신 안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
방황은 끝났다.
여러 갈래의 길에서 오직 가야 할 길 하나를 보았다.
풍경은 아름다웠고, 열매는 달콤했다.
세월이 흘러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았다.
그들은 분명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.
하지만 정작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다.
반짝이던 눈은 빛을 잃었다.
다시 빛을 찾으라고 말하지만,
그들은 빛나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한다.
빛을 잃은 지금이 자신의 본래인 줄 안다.
나는 기억하고 있다.
그들이 얼마나 빛나던 존재였는지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