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좀비를 사랑하다 , 테라코타, 31×21×38cm












좀비를 사랑하다


그녀는 알고 있었습니다. 많은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게 될 것을요.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니까요. 그녀는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았습니다. 오히려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뿐이었습니다.


사람들은 편리를 위하여 주변에 있는 것들을 이용했습니다. 처음에는 필요한 만큼 가져다 쓰는 정도였지만,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, 더 좋은 것을 원하게 되었습니다. 그래서 더 좋은 것을 만들어 팔면 더 많이 가질 수 있기에 다른 존재를 고려하지 않고 새로운 물건을 만들었습니다. 그 물건을 쓰는 것만으로 생명이 죽어가고 환경이 오염되었습니다. 사람들의 삶이 풍족해질수록 다른 존재들은 고통 받으며 죽어갔습니다.


죽임을 당하는 것들은 원망의 에너지를 냅니다. 그 엄청난 에너지가 모여서 좀비바이러스를 만들었습니다. 사람들은 하나 둘 좀비가 되어갔습니다. 그녀는 소리 높여 외치고 다녔습니다. 삶의 방식을 바꾸라고요.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요. 그러나 사람들은 듣지 않았습니다. 편리한 생활습관을 바꾸기 싫었습니다. 누리고 있는 것들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. 원인을 다른 것에서 찾고 싶어 했습니다.


좀비가 세상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. 그녀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. 막을 수만 있다면 어떤 희생이라도 치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. 그러나 사람들이 변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.

  • 우리가 사는 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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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22-10-27 18:18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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